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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제 수업에서 모 중앙 동아리 후배를 만났다. 정확히 말하면, 한 학기 간 그녀가 내 후밴줄 모르고 지내다가, 어떤 계기로 우리 동아리 소속이란 걸 알게 된 것이다. 반가워 말을 걸었고, 학관까지 같이 걸어내려 온 뒤,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다.
동아리 후배라니! 그곳에 간 지도, 군대 가기 전이니까 어언 5년, 즉 반 10년이 되었구나... 엄청난 세월이다. 그게 부담이 되었는지, 왜 그랬는지 모르나, 바로 그 밤, 아니 새벽 꿈에 동아리 신환회가 나타났다.

어느 눈 내리는 겨울이었다. 밤중에 우리는 어느 산촌의 마당에 서 있었고, 거기에는 체육관이 두 개가 있었는데, 하나는 검도장이었고, 하나는 유도장이었다. 거기서 나는 유도부 신입부원이었다. 대결이란... 다름아닌, 각기 두 도장을 (물리적으로) 뜯어서 서로 경쟁할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었다. 이를테면, 바닥재를 뜯어서 뗏목을 만든다든지 뭐 이런거다. 어이없는 몇 가지 중 하나는, 실이나 뭐 굵은 노끈, 같은 걸 엮어서, 물이 안새는 고공품을 만드는 것이었다. 어떻게 물이 안 샐 수가 있는가? 그치만 우린, '되는 걸 시켰겠지' 라면서 최대한 노력을 해봤다. 근데 검도부는 자기 도복을 일렬로 포개 놓더니 그걸 목검으로 자꾸쳐서 탄탄하게 몰아놓고는, 그걸로 뭘 하려는 것이었다. 대체 그게 어떻게 가능했는지는 모르겠다.
또한 우피골드버그 닮은 흑인 여자가 갑자기 나타나, '이중에 0x학번이 누구지?' 전데요? '음 그러면 니가 07학번 올해의 FM을 구성해봐라' 고 지시하고는 커튼 뒤로 사라졌다. 그 뒤로는 무슨 주방같은 게 위치한게 분명한 커튼인데...(수고하는 양대 부원을 위해 조직된 음식 생산 TFT였나보다).
하다가 도무지 빡세고 어이 없는데다, 난 이제 고학번이니까 귀찮아서 살짝 째다가 보니, 어느덧 시간이 많이 지나 있었다. 그래서 안 돌아갔다. ㅋㅋㅋ 방송에서 중계도 했던 거 같다. TV 카메라도 보이고, TV 화면에 나도 보였으니까... 여튼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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